전영재 기자의 DMZ로 떠나는 생태기행
[DMZ의 사계]‘무기를 갖지 않은’ 고라니는 평화롭다
글쓴이: 전영재
조회수: 5368
작성일시: 2012-01-31 17: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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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경향 >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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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의 사계]‘무기를 갖지 않은’ 고라니는 평화롭다


DMZ는 인간이 전쟁이라는 인위적인 수단으로 파괴한 자연이 어떻게 복원되는지 지구 상에서 유일하게 볼 수 있는 곳이다.
DMZ에 서식하는 야생동물 중에 가장 많이 관찰할 수 있는 것은 젖먹이 초식동물‘고라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동물이지만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와 중국 동북부지방에만 서식한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이미 멸종 위기에 놓여 있어 국가 보호 동물로 지정했다.
반만년 동안 우리나라 토착동물로 살아온 고라니는 말 그대로 한국을 대표하는 동물로 손색이 없다.

물을 좋아하는 고라니는 보통 하루에 두 차례 개울을 찾아 물을 마시며 수영을 즐긴다. 위급함을 느끼면 호수나 강을 헤엄을 쳐 도망치기도 한다. 그래서 고라니의 학명 ‘hydropotes’는 ‘무기를 갖지 않은 물 마시는 동물’이란 뜻이다. 영어 이름도 ‘water deer’다. ‘무기를 갖지 않은 물 마시는 동물’답게 사람들은 제대로 오갈 수 없는 DMZ, 즉 비무장지대에서 남북의 고라니들이 지난 분단의 세월 동안 사랑을 나누며 통일의 상징이 되어 왔다. DMZ의 한 연못은 고라니 가족들이 물놀이를 하는 장소로 그야말로 천연 수영장이다. 능숙한 수영 실력으로 이곳 저곳을 오가며 물풀과 꽃잎을 따먹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으면 자연이 파괴되기 전 평화롭던 원시 자연 생태계를 느낄 수 있다. DMZ의 고라니도 이산가족이 있다. 철책 밖에 사는 고라니와 DMZ에 사는 고라니들은 번식기가 되면 서로 그윽한 사랑의 메시지를 보내지만 분단의 장벽을 넘지 못한다. 분단의 장소 비무장지대를 희망의 상징으로 가꿔온 DMZ의 고라니! DMZ의 공존처럼, 백두대간에서도 인간과 고라니가 공존의 공통분모를 찾을 수 있는 날을 빨리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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