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재 기자의 DMZ로 떠나는 생태기행
DMZ는 희망입니다
글쓴이: 전영재
조회수: 3613
작성일시: 2012-01-28 23:47:46
마지막 수정: 2012-01-28 23:48:49

DMZ는 희망입니다,
남북 군사 완충지대인 비무장지대는 동서로 249㎞ 남북으로 4㎞, 98700ha의 엄청난 면적이다.  

비무장장지대는 지난 50여년간 인간의 발이 닿지 않으면서 전쟁이라는 인위적인 수단으로 파괴된 자연이 어떻게 복원되는가를 볼 수 있는 지구상의 유일한 장소여서 전 세계의 관심의 대상이 돼 온지 오래다 1953년 7월 27일 같은 민족끼리 3년여 동안 총부리를 겨누고 660만여명의 엄청난 사상자를 낸 한국전쟁이 휴전 협정을 조인한 날이다. 전선의 총성과 포성이 멈추고 벌써 53년이라는 긴 세월이 흘렀다.  

휴전 협정으로 탄생한 남북한 비무장지대(DMZ-Demilitarized Zone)가 그 누구도 이렇게 긴 세월동안 계속되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군사분계선을 중심으로 남북한은 남방한계선과 북방한계선을 설정하고 모두 2km씩 후퇴했다. 남북은 2000년 6월 정상 회담이후 상생의 길을 나아가고 있지만 비무장지대는 백두대간의 기상을 끊어 놓았고 20세기 냉전 유산물로 여전히 남아있다.  

포탄세례가 퍼부었던 곳! 뺏고 빼앗기는 격전의 전쟁을 치뤘던 비무장지대는 휴전협정 당시만 해도 풀 한포기 날 것 같지 않은 불모지였다. 더구나 지난 분단세월동안 남북은 경쟁적으로 최첨단 무기를 전방에 배치하고 이중 삼중으로 철책선을 쌓으며 지구상에 가장 중무장된 지역으로 바꾸어 놓았다. 

 인간의 접근이 불가능해 지면서 수천년동안 경작되던 농지는 꽃, 초본, 다른 야생생물들이 공존하는 야생의 상태로 되돌아왔고, 손상된 삼림이 복원되었다.  

DMZ는 자연적인 동물상과 식물상, 특히 거의 멸종되거나, 멸종위기에 있는 동․식물들의 유일한 성역이 되었다. 비무장지대를 비롯한 민통선지역은 1,900여종의 동․식물과 152종의 희귀 동식물이 다양하게 분포하는 우수한 생태적 가치를 지니는 생명 벨트로 바뀌었다. 절망속에 피어난 희망- DMZ의 자연 그러나 자연의 창으로 들여다보면 남북이 이데올리기 대립으로 스스로 포기 했던 잃어버린 땅, 비무장지대는 소중한 우리 민족의 작은 희망이 절망속에 쑥쑥 성장해 왔다.  

우리 인간에게는 분단의 상징인 철책선은 불과 반세기전 백두대간의 기상을 따라 서식하던 이 땅 생명문화재의 거대한 보호망으로 바뀌었다. 사람의 발길이 끊겼던 폭 4km,동서 249km의 비무장지대가 뜻밖에 생명 벨트로 바뀐 것이다.  

인간의 이념대립이 계속되는 지난 반세기동안 자연생태계는 스스로 격전의 현장을 생명력으로 치유해 왔다. 다시 풀이 나고 어린 나무들이 자라 숲을 이루고 전쟁을 피해 도망갔던 야생동물들이 삶터를 마련하며 새끼를 낳고 살아가는 인간의 간섭을 받지 않는 ‘자연 동식물의 독특한 낙원’으로 변한 것이다. 서해 최북단 섬, 백령도를 비롯한 서해 5도! 몇 년 전 서해교전으로 남북은 또 다른 전쟁의 위기감이 감돌았지만 백령도는 멸종위기에 처한 천연기념물 331호 물범들의 낙원이 되고 있다.  

언제부터 물범들이 남북의 바다를 지난 이 곳 최북단 섬에 찾아오기 시작했는지 정확하게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해마다 봄이면 새끼를 데리고 와 기르고 가을이면 중국으로 돌아가는 전세계적으로 중요한 물범 서식지가 되고 있다.  

서부전선 육지의 끝자락인 강화도는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된 어마어마한 갯벌이 있다. 이 갯벌에는 게와 바다생물이 많다 보니 귀한 새들의 보금자리가 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멸종위기에서 처해 국제자연보존 연맹에서 지정한 국제적인 보호조 저어새가 그 신비한 모습을 해마다 드러낸다. 특히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에서만 번식하는 저어새의 보금자리는 공교롭게도 남북한 비무장지대 무인도이다. 해마다 국제적인 조류 보호 단체들이 번식기인 5월과 6월 강화군의 무인도 지역을 답사하며 국제적인 보호를 받고 있는 저어새의 번식실태를 조사하고 있다.  

인간의 간섭을 받지 않은 채 주걱같이 생긴 부리로 먹이를 찾기 위해 분주한 저어새를 직접 관찰하는 것은 새를 좋아 하는 사람들에겐 큰 행복이 아닐 수 없다. 특이한 것은 남쪽 뿐 아니라 북쪽에서도 저어새가 번식을 하고 있다는 것이 최근에 알려져 국제적 관심을 모았다. 서부전선의 끝자락 강화도에는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에서만 번식하는 멸종위기종 저어새가 주걱같이 생긴 부리로 먹이를 찾기 위해 분주한 모습을 관찰 할 수 있다. 

 전세계에 7백여마리밖에 남지 않아 멸종위기에 놓여 있는 저어새는 그동안 번식지가 알려지지 않아 전세계 조류 연구가를 애태웠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강화도지역 무인도와 비무장지대 섬이 저어새의 번식지라는 사실이 최근에 확인된 바가 있다. 특이한 것은 남쪽 뿐 아니라 북쪽에서도 저어새가 번식을 하고 있다는 것이 최근에 확인되면서 국제적 관심을 모았다. 국제적으로 보호를 받고 있는 저어새 무리가 사람들은 접근할 수 있는 비무장지대와 무인도를 그들의 천국으로 가꿔온 것이다.  

유난히 전쟁의 상흔이 많이 남아 있는 중부전선에서는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와 중국에만 서식하는 토착동물 고라니가 무리를 이루며 분단의 세월동안 먼저 통일을 이뤄왔다. 남북의 고라니들은 중부전선 비무장지대에서 인간의 간섭을 전혀 받지 않은 채 사랑을 하고 새끼를 낳고 기르며 생명을 유지해 오고 있다. 그들은 한여름이면 ‘물을 좋아하는 사슴’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수영를 하며 물속의 수초들을 먹는 모습을 ‘DMZ’에서 자주 목격이 된다.  

한여름이면 고라니들은 비무장지대의 연못을 찾아 여름 더위를 식히느라 여름 늦더위를 피해 고라니 가족이 물놀이를 하느라 시간가는 줄 모른다. 물을 좋아하는 고라니 가족들은 능숙한 수영 실력으로 이 곳 저곳을 오가며 물풀과 꽃잎을 따먹는 모습을 지켜보면 평화롭던 원시 자연 생태계 그 자체이다. 

 DMZ는 남북의 산하 뿐만 아니라 임진강과 북한강도 두동강 내놓았다. 금강산댐과 평화의 댐 문제로 큰 홍역을 앓았던 북한강 최상류는 ‘물속의 표범’이라 불리는 쏘가리와 황쏘가리가 집단서식하며 원시적인 물속 자연 생태계를 유지하고 있다. 인간의 잣대로는 다가 갈 수 없는 북한강 최상류에서는 황쏘가리와 쏘가리, 각종 토속 민물고기가 남북 분단의 강을 오가며 건강한 생태계를 유지해 오고 있는 것이다.  

꽃향기 솔솔 피어나는 동부전선의 향로봉에는 이맘때면 우리나라 특산식물인 금강초롱과 도감에서나 볼 수 있는 귀한 꽃들이 여기저기서 고운 자태를 뽐낸다. 동부전선 DMZ는 남한지역에서는 모두가 이제 멸종됐다고 걱정하고 있을 때 천연기념물 217호 산양이 그들의 건재함을 증명해 냈다. 오랜 진화의 세월 속에서도 거의 변하지 않아 ‘살아 있는 자연의 화석’이라 불리는 산양은 DMZ를 생명의 보금자리로 만들어 온 반증이었다. 

 어디 그 뿐인가. 무차별하게 살포돼 죽음의 땅으로 만든 민간인 출입 통제선 지역의 미확인 지뢰지대는 전쟁이라는 인간이 동원할 수 있는 가장 무시무시한 수단으로 파괴한 자연이 어떻게 복원되는가를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관찰 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다가갈 수 없는 지뢰밭은 천연기념물 242호 까막딱다구리를 비롯해 이 땅의 텃새와 철새들의 번식지가 되고 있다. 

 멧돼지의 생명 탄생 장소가 되는가 하면 다람쥐도 얼굴을 삐쭉 내밀며 그들만의 자유를 만끽하고 있다. 분단의 현장, 세계의 최첨단 무기들이 배치된 가장 중무장된 지역에 각종 개발로 사라지거나 멸종위기에 처한 우리 민족과 함께 살아온 야생동식물들이 하늘과 땅, 강과 바다에서 먼저 통일을 이루는 모습은 환상에 가깝다.  

비무장지대에서 이뤄지는 야생동식물의 평화와 생명의 향연은 인간의 이념싸움이 얼마나 헛된 것인가를 깨우쳐 주려는 분단의 비싼 댓가로 얻은 자연의 선물이다.  

남북은 상생의 길을 이제 걸음마 단계에 들어섰지만 자연은 묵묵히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그 죽음의 땅, DMZ에서 먼저 실천하고 있다. 우리가 반목과 대결, 긴장과 갈등으로 스스로 잃어버린 땅 비무장지대는 천연기념물의 천국으로 바뀌었고 그들은 그곳에서 터를 잡고 우리 보다 먼저 주인이 된지 이미 오래 되었다.  

자연은 남북한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비무장지대에서 인간의 간섭을 받지 않은 채 생명과 화합, 상생이 무엇인지를 지난 반세기동안 생명복원력 우리인간에게 가르켜 주고 있다 남북 분단의 상징인 거대한 철책선은 백두대간에서 무분별한 포획과 밀렵으로 희생된 동식물들의 거대한 피난처가 되고 있다. 그들은 안전을 얻은 대신 자유를 잃었다.  

비무장지대에 살고 있는 야생동물들! 냉전의 반세기 동안 유일한 희망이 돼왔다.  

53년 동안 비무장지대가 이어지면서 민간인들에게는 그 땅이 서서히 잊혀져 갔다. 그러나 자연은 비무장지대에서 소멸 속에 생성의 위대함을 보여 줬다. 해가 뜨는 동해에서 해가 지는 서해까지, 비무장지대에서 이뤄지는 야생동식물의 평화와 생명의 향연은 자연의 선물이자, 한반도의 희망이다. 

그 희망은 처참한 상처를 딛고 강인한 생명력으로 그들만의 낙원을 만들어낸 DMZ의 싱싱한 자연이 꽃 피워냈다.  

그런 DMZ의 자연은 한국인뿐만 아니라 나아가 세계 인류가 함께 누려야 할 소중한 생명문화재의 유산이다.  

우리 민족의 희망! 비무장지대 한시적인 전장터인 비무장지대는 언젠가는 휴전협정이 평화협정으로 바뀌면 해체해야 한다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이후 경의선과 금강산선 복원사업등 굵직굵직한 남북 협력 사업이 추진됐다.  

이과정에서 지난 반세기동안 분단의 댓가로 얻은 비무장지대의 자연생태계 보호 방안은 제대로 사전에 논의되지도 않았다. 전세계 자연 유산인 비무장지대의 자연생태계는 지금 더 이상 갈 곳이 없는데도 남북협력사업과 접경지역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벼랑 끝으로 내 몰리고 있다. 하루빨리 남북이 통일이 되는 것은 중요한 역사적 명제이다. 그러나 분단의 댓가로 얻은 전세계에서 유일한 비무장지대의 귀중한 자연생태계가 통일 후에도 우리 곁에 건강하게 있을 수 있도록 보호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독특한 자연 다양성을 가진 대표적인 서식지와 생태계로서,  

DMZ 생태계는 한국 자연 유산의 황금보석이며 한반도의 환경 안보에 매우 귀중한 자원이다. 비무장지대에 살고 있는 야생동물들이 백두대간을 따라 서식을 하고 통일의 주역인 우리 어린이들과 함께 뛰놀 수 있는 진정한 통일을 준비해야 한다.  

비무장지대는 우리 민족의 통일의 싹이 자라나는 건강 숲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통일전에 핵심적인 DMZ 자연생태계 서식지 조사를 제대로 하고 그지역에 대한 보호 방안을 남북이 함께 마련해야 한다.  
이제 이 귀중한 자연 생태계를 가꾸고 지켜나가는 몫은 우리의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