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재 기자의 DMZ로 떠나는 생태기행
더욱이 비무장지대 주변은 해마다 3,4월이면 남북한의 맞불작전이 펼쳐져 초토화 시켜놓고 있다.
적의 침투를 경계하기 위한 시계(視界)와 침투시 언제든지 공격할 수 있는 사계(射界)를 확보 하기 위해서다.
비무장지대에서 아름드리 나무를 확인할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서로 불을 놓다 보니 다년생 식물이 우점종을 이루고 있다.

일반적으로 파괴된 산림은 다시 안정된 산림으로 복원되는 생태적 천이 속성을 가지고 있지만 이것도 비무장지대에서는 해당되지 않는다.
해마다 벌어지는 맞불 작전 때문에 생태적 천이가 방해 받아오고 있다.

  환경부가 발표한 DMZ 인접지역의 녹지 자연도 현황표에 따르면 강원도 고성과 인제, 양구와 화천, 철원지역의 숲은 20년생 미만의 나무가 주를 이루는 7등급 숲이 62퍼센트, 2등급이 16퍼센트나 차지하고 있다.
철원 민통선지역에서는 몇 년전만 해도 삼사월 한국전쟁당시의 포연같은 연기가 철원 평야를 뒤덮었다.
두루미가 번식지로 향하는 이동시기인데도 불구하고 남북의 맞불작전이 이뤄지고 있던 것이다.
그 때 비무장지대 남방한계선 근처 숲속에서 고라니와 노루가 산불 연기 때문에 농경지로 피신하는 모습을 목격한 적이 있다.


해마다 반복되는 인위적인 작전이라는 산불 때문에 야생동물의 수난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반세기 동안 벌어진 맞불 작전에 야생동물들은 적응하며 살아 남는 방법을 터득하고 있는지 모른다.
철원 철의 삼각 전망대 안쪽 철책선 비무장지대에는 한겨울이면 고라니가 10여마리이상이 철책선 주변을 나와 먹이를 먹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이 녀석들은 어떻게 그 맞불작전에도 살아남을 수 있을까?
다행인 것은 6.15 남북정상회담이후 장관급 회담에서 맞불작전을 금지하기로 합의한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