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재 기자의 DMZ로 떠나는 생태기행
조류 가운데 두루미 만큼 전설도 설화가 많은 새는 드물다.
신선이 타고 다닌다는 새, 두루미는 11월 초순이 돼야 그 고고한 모습을 철원 민통선에 드러낸다.

  몸길이가 140센치미터나 되는 대형조류로 수만년동안 우리 민족에게 가장 귀한 새로 사랑을 받아왔다.
우아한 외모와 당당한 행동, 독특한 사회성과 가족애,특이한 경계 울음소리는 나라마다 행복과 행운,자유와 평화, 부부애와 장수의 표상이 돼왔다.

천연기념물 202호로 지정된 두루미 전세계에 불과 천 칠백마리 밖에 없어 멸종위기에 놓여 있다.
눈내리는 비무장지대에 서 있는 두루미 모습은 한폭의 그림처럼 아름 답다.
그 곳에 두루미 가족의 모습은 신비로움마저 느끼게 한다.

그 곳에 두루미 가족의 모습은 신비로움마저 느끼게 한다.

두루미의 주 먹이는 농경지에 떨어진 낱알과 벼뿌리이다.
한겨울이 되면 경계심이 강한 두루미는 새로운 먹이 먹는 장소를 찾기 보다는 다른 두루미가 먼저 먹이를 먹고 있는 곳에 주로 날개를 접고 내린다.
이 때 무리에 작은 소란이 일어난다.
항상 가족 중심으로 생활하다 보니 무리 속에서는 세력권을 지키기 위한 수컷끼리의 소란이 끊이질 않는다.
우아하고 기품있는 자태 만큼이나 싸움은 신사적이지만 치열하다.
두루미 싸움의 승패는 머리의 붉은 반점을 팽창시켜 상대방에게 보여줌으로써 큰 것을 가지고 있는 녀석이 이김으로써 힘겨루기가 판가름이 난다.
싸움에서 이긴 두루미는 세력권을 확보했다는 과시행동을 한다.
수컷은 길며 낮은 목소리를 계속해서 내고 암컷은 그 한마디마다 한차례씩 짧고 높은 소리를 내며 부부의 합창을 한다.
특히 깃털을 반 정도 기품있게 꺾은 모습에다 긴 부리는 하늘을 향해 부부합창을 하는 과시행동은 암수를 구별하는 방법이 되며 부부의 애정을 강화시켜 주는 역할도 한다.

재미있는 사실은 몸집이 두루미보다 작은 재두루미의 과시 행동이 많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조금의 위협을 느끼면 세력권을 지키기 위해 경쟁적으로 부부 합창을 한다.

무리 속의 경쟁은 두루미의 독특한 겨울나기의 사회성이다.
무리를 이루며 살아가는 두루미와 재두루미가 경쟁관계만 있는 것은 아니다.
천적으로 부터 서로를 지키기 위해 대피 신호를 주고받는다.
위험 신호는 "뚜루루루루루,뚜루루루루루," 하는 특이한 경계음이다.
이 경계음은 반경 1킬로미터 이내에 있는 모든 두루미들이 들을 수 있을 정도로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