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재 기자의 DMZ로 떠나는 생태기행
강원도 철원은 분단의 현장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곳이다.

  끊어진 철로, 이념대립의 현장인 구 노동당사 건물, 교회터와 집터 등 곳곳이 갈라짐으로 살아온 반목의 세월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전쟁의 포화가 멈춘지 반세기가 지난 오늘, 철원 민통선은 민족의 슬픔이 여전히 서려 있지만 자연은 인간의 간섭을 받지 않은 채 자연만의 질서대로 움직여 생태계의 보고가 돼왔다.
특히 이곳은 인위적으로 훼손된 자연이 오랜 세월을 지나는 동안 어떻게 복원되어 가고 있는가에 대한 해답을 주는 자연생태연구조사에도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다.


철원 민통선 농경지는 강원도내에서 최북단에 위치해 있으면서 가장 넓은 평야지대를 이루고 있다.
평야 지역은 남북 40킬로미터, 동서 15킬로미터로 면적이 2,300ha에 이른다.
철원 민통선 농경지 곳곳에 있는 습지는 작은 물고기부터 수생식물, 잠수성 조류, 야생동물이 서식하는 터전이 된다.

10월 초순이면 철원 민통선은 세계 희귀조와 멸종 위기 야생 조류들의 평화와 통일의 향연이 펼쳐진다.
국제조류보호협회(ICBP)는 한반도에 서식하는 조류 가운데 노랑부리백로, 저어새, 황새, 원앙사촌, 가창 오리, 붉은 가슴 흰죽지,호사비오리,참수리,흑두루미,두루미,재두루미,알락뜸부기,넓적부리도요,뿔쇠오리,쇠청다리도요사촌, 검은머리갈매기, 팔색조 등 열 일곱종의 새들을 절종위기에 처한 새로 분류하고 있다.

특히 국제조류보호협회(ICBP)의 세계 희귀조류 목록에 수록된 남북한을 포함한 우리나라 조류는28종이다. .

  알바트로스, 사다새, 붉은해오라기,노랑부리백로,황새,따오기,저어새,흰이마기러기,원앙사촌,원앙,가창오리,호사비오리,흰꼬리수리,참수리,독수리,흰죽지수리,매,흑두루미,두루미,재두루미,알락뜸부기,느시,쇠청다리도요 사촌,넓적부리도요,검은머리갈매기,뿔쇠오리,팔색조,점박이멧새등이다.

이 종들 가운데 철원 민통선과 비무장지대를 찾은 새는 8종이나 된다.
노랑부리백로, 독수리 두루미,재두루미,두루미,흑두루미,호사비오리,원앙,저어새등이다.
왜 철원 민통선에 세계 희귀조들은 날개를 접게 됐을까?

자연의 창으로 들여다 보면 인적이 끊기는 10월 중순이 되면 철원 민통선은 세계적으로 멸종위기에 처해 국제적으로 보호를 받고 있는 희귀조 두루미떼가 날아와 고고한 모습을 드러낸다.

천연기념물 203호로 지정돼 보호를 받고 있는 재두루미가 먼저 이곳을 찾아온다.
또한 천연기념물 202호인 두루미가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함께 월동하는 중요한 서식지다.

특히 시베리아와 중국에서 번식을 마친 재두루미가 일본 큐슈 이즈미 지역으로 이동을 할 때 날개를 접고 휴식을 취하는 중간 기착지로서도 철원 민통선의 생태학적 가치는 매우 높다.
10만마리의 기러기떼가 찾아와 겨울을 나는 우리나라 최북단 월동지이기도 하다.

천연기념물 243호인 독수리 수백마리가 날아와 남쪽의 평안한 겨울을 보내기도 한다.

  천연기념물 324호인 새들의 밤의 황제 수리 부엉이와 천연기념물 323호인 황조롱이와 소쩍새등 맹금류가 번식을 하고 생명을 이어오는 중요한 장소이기도 하다.

20세기 지구가 그려놓은 냉전 부산물인 철원 민통선 지역과 비무장지대가 세계 희귀조와 야생동물의 낙원으로 변해버린 것이다.
전세계 두루미가운데 3분의 1정도가 한반도를 찾아와 겨울을 난다.

그러나 우리인간은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그들의 서식지를 빼앗고 더 이상 갈 곳이 없는데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