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재 기자의 DMZ로 떠나는 생태기행
대인지뢰의 탄생은 우연이었다.
대전차 지뢰를 보호하기 위해서 이땅에 태어난 사생아였다.

  자세히 알아보면 대인지뢰 탄생비밀은 어처구니 없을 정도로 싱겁다.
1차 세계대전에 말기 지뢰가 처음 등장한 윌리암스 버그전장에서 전차가 등장하자 그래도 머리 좋은 전쟁광들은 전차의 무한궤도인 캐터필러를 끊어버리는 대전차지뢰를 만들면서 전쟁의 승리를 확신했다.
헌데 애써 묻어두면 적군이 파내다 아군의 탱크 길목에 묻어 놓다보니 대전차 지뢰를 훔치러 오는 적을 막을 작은 지뢰가 필요했다.
대인지뢰가 전선에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은 2차 대전 때다.
연합군은 독일군이 역공을 하다 실패한 전선에서 이상한 지뢰를 발견하게된다.

이 폭발물은 플라스틱에 쌓여 달려오는 병사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냉전의 시대가 반세기 넘게 이어져오면서 한반도에는 전방과 후방을 가리질 않고 112만개가 매설돼 우리 형제 자매의 발목을 지금 이 시간에도 노리고 있다.

현재 남한에서 지뢰 매설 면적은 2억 9천 7백만평이나 된다.
여의도 공원에 334배에 달하는 엄청난 면적이 지뢰 매설지역이다.
더우기 심각한 문제는 우리나라에서 지뢰에 직접 노출돼 있는 인구는 민통선 북방마을 9개군 105개리와 백령도 등 도서지방을 합쳐 5만명가량이나 된다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