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재 기자의 DMZ로 떠나는 생태기행
환경보호 의식이 높아지면서 병사들이 제재는 하고 있지만 4월말에서 5월중순이면 그 초병의 눈길을 피해 몰래 용늪에 들어가 산나물을 뜯는 주민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더구나 환경부가 용늪을 자연생태 보전 지역으로 지정하고 출입금지를 2005년 7월 31일까지 금지하고 위반시 50만원 과태료를 자연환경보전법에 따라 부과한다고 엄포를 놓고 있지만 말이다.
용늪 보존을 위해서는 학술조사 방법부터 우선 바꿔야 한다.

일본 나가노현 수와市에 위치한 기리가마공원에 있는 야시마습원의 발견 당시부터 지금까지의 관광자원으로 개발한 과정을 보면 정부와 자치단체, 그리고 학계와 주민들이 하나가 돼야 자연문화재를 지킬 수 있다는 것을 배울 수 있다.


12,00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고층습원인 야시마습원은 규모면에서 우리나라의 용늪보다 4배정도 크다.
지금은 관광지로 유명해 졌지만 한때는 지역 주민들의 반대로 개발욕구에 희생될 위기를 겪기도 했다.
야시마습원이 발견되자 인간 손길에 의한 훼손과 파괴를 최소화하기 위해 일본인들은 열기구를 타고 식생과 이탄층을 조사하는 치밀함으로 일관했다.
지역 주민들을 이 고층 습원 지킴이로 끌어들이기 위해 그 자체를 가장 잘 보존하면서 독특한 상품으로 이용하는 방법을 찾았다.
습원을 훼손하지 않고 방문자는 가까이 다가가 습원의 생명을 볼 수 있도록 나무다리로 길을 만들었다.

환경부도 고층습원 용늪을 보존하기 위해 나름대로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
1997년과 1998년 두 차례에 걸쳐 용늪에 대한 복원 타당성 조사를 통해 다음과 같은 대책을 마련했다.

첫번째 대책은 용늪의 지하수위를 높이기 위해 지하수 출구지역에 커다란 암편을 많이 쌓아 유출수의 양을 최소화하고 스케이트장 하부로 새로이 만들어진 수로를 찰흙으로 채워 지하수의 유출 속도를 느리게 해 늪지 내에 표층수 및 지하수가 충분히 함유되도록 한다.

  두번째 대책으로는 토사유입을 차단하는 방책설치, 도로변 나지의 녹화, 군시설물 설치로 인한 나출지의 최소화, 침사지의 설치 등 단기적인 보존 방안과 습원보호를 위한 주기적인 환경 모니터링의 설치, 정기적 및 종합적인 학술조사 실시, 작은 용늪의 복원 계획 수립 등 장기적인 보호방안이 필요하다.

세번째로는 1977년 조성된 스케이트장내는 이미 90퍼센트 이상이 재생되었고, 고층습원에서 특징적으로 보이는 작은 연못이 형성되었다. 이것으로 보아 스케이트장의 한정된 지역을 제외하고는 자연적 복원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해마다 습원내의 장초형 습원식물(삿갓사초, 진퍼리새, 가는오이풀 등)을 예초하며 노출지에 피복시켜 줌으로 종자 산포에 의해 자연적 재생, 복원이 계속되도록 한다.

네 번째로는 학술활동 또는 모니터링 등을 위해 출입구와 습원이 접하는 경계로부터 스케이트장 둑에 이르는 곳을 따라 직선 또는 곡선형의 목도를 설치한다.

  목도의 재료는 통나무로 하고 폭은 두 사람이 교차 통행이 가능할 정도이며 중간에 terrace를 한 개내지 두 개 정도 만들어 준다.

그러나 고층습원 위쪽에 자리 잡고 있는 군부대의 오폐수 관리 문제에 대한 언급이 없다.
또한 학술 조사와 모니터링 조사에서도 열기구를 이용해 조사한다는 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실천 방안이 마련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용늪의 원형을 그대로 유지하며 훼손된 부분이 복원 자생력을 가지고 있다면 지켜 볼 것이고 아니면 몇 십년이 걸리더라도 제대로 치유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내야 한다.
그것이 우리나라 생명의 비밀이 간직된 고층습원을 지키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