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재 기자의 DMZ로 떠나는 생태기행
5월, 산양은 먹이를 찾아 주서식지인 해발 700 미터 이상의 암벽지대로 이동한다.
가파르고 험준한 바위 절벽은 천적이 절대 접근할 수 없는 훌륭한 은신처이다.
깍아지를 듯한 수직의 암벽을 평지 달리 듯 가뿐히 내달리며 생활한다.
산양은 뒷다리보다 앞다리가 짧아 어떤 경사진 바위도 쉽게 올라간다.

1981년 강원도 백담계곡에서 무려 70여미터나 다이빙을 하는 장면이 목격되기도 했다.
마치 자신의 모습을 인간에게 노출된 것에 수치심을 느껴 70미터가 넘는 낭떠러지로 몸을 던져 달아난다.
     
  신록이 짙어지면 산양의 본격적인 암벽생활이 시작되는데는 먹이와도 관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저지대는 나뭇잎이 울창해 지면서 산양이 먹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잎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잎이 나기 시작한 고지대 바위산은 산양이 먹기에 부드러운 새순이 이제 막 돋아나기 때문이다.

두번째로 바위와 같은 보호색을 가진 산양들의 천혜의 보금자리이다.
이 곳에 산양은 새 생명의 탄생을 준비하기 시작한다.
 
지난 가을 짝짓기를 마친 어미 산양이 새끼를 낳을 장소를 찾기에 분주하다.
가파른 바위턱의 작은 동굴은 어미가 안심하고 새끼를 낳아 기를 수 있는 최적의 선택된 장소다.

2000년 6월, 강원도 양구산양 증식장에서는 인공사육중인 어미 산양이 새끼를 출산하는 경사가 있었다.
산양에게 새끼 키우기는 전적으로 어미의 몫이다.
어미는 생후 1 년 정도 번식능력이 갖춰질 때까지 어린 새끼와 함께 생활한다.
이 기간 동안 어미는 한 순간도 떨어지지 않고 극진한 정성으로 새끼를 보호하며 생존에 필요한 모든 것을 교육시킨다.
아기 산양은 대개의 초식동물이 그러한 것처럼 태어나자 마자 걸을 수 있으며 며칠이 지나면 어미의 뒤를 따라 달릴 수 있는 능력도 갖추게 된다.

강한 자만이 살아남는 자연의 법칙을 터득하게 된다.